모로코 타일 장인 – 젤리주(Zellige), 손끝으로 완성되는 예술

2025. 10. 23. 02:46신기한 해외직업

모로코의 건축물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벽과 바닥을 덮은 ‘타일의 문양’이다.
멀리서 보면 단순한 패턴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수천 개의 손조각이 모여 만들어낸 세밀한 예술임을 알 수 있다.
이 타일을 만드는 사람들은 젤리주(Zellige) 장인이라 불린다.
그들은 단순히 타일을 자르고 붙이는 기술자가 아니다.
이들은 수학적 감각과 미적 감각을 동시에 지닌 예술가이며,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모로코의 전통 건축 정신을 오늘날까지 이어가고 있다.

 

모로코 타일 장인 – 젤리주(Zellige), 손끝으로 완성되는 예술


1️⃣ 젤리주(Zellige)란 무엇인가

‘젤리주(Zellige)’는 아랍어로 ‘작은 돌’을 뜻한다.
모로코의 마라케시(Marrakech)나 페즈(Fès) 같은 도시의 모스크, 궁전, 전통 가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타일 하나하나는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색상은 천연 광물에서 추출된다.
장인은 도안 없이 손으로만 문양을 맞추는데,
이는 수십 년의 경험이 쌓여야 가능한 일이다.


2️⃣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나는 타일

모로코의 타일 장인은 먼저 진흙을 빚어 타일 모양을 만든다.
그 후 고온의 화덕에서 구운 뒤, 색을 입히고 손도끼로 조각한다.
한 조각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장인은 항상 자신의 손의 감각을 믿는다.

그들은 작업대 앞에 앉아 하루 종일 같은 패턴을 이어 붙인다.
이때 사용하는 도구는 **‘멘카쉬(Menqach)’**라 불리는 작은 망치 하나뿐이다.
그 작은 망치가 모로코의 궁전을 장식하는 화려한 기하학 문양을 완성한다.


3️⃣ 타일 한 장에 담긴 철학

젤리주 타일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이슬람 문화의 세계관을 상징한다.
끝없이 반복되는 무늬는 “완전함은 오직 신에게만 있다”는 철학을 담는다.
장인은 일부러 미세한 불균형을 남겨두며,
그 결함 속에서 완전함을 표현한다.

그래서 젤리주 작업은 예술이자 종교적 명상 행위로 여겨진다.
타일을 맞추는 행위는 단순히 물리적인 조립이 아니라,
자신의 인내심과 집중력을 시험하는 시간이다.


4️⃣ 현대에서 다시 주목받는 이유

젤리주 타일은 한때 현대 건축의 효율성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최근 전통 디자인과 수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다시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의 럭셔리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젤리주 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용한다.
젊은 세대의 장인들도 전통 기법을 배우며
‘새로운 모로코 디자인’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5️⃣ 모로코 타일 장인의 하루

타일 장인은 새벽 햇살이 비치면 이미 작업을 시작한다.
진흙의 습도를 확인하고, 전날 완성된 타일의 균열을 살핀다.
점심 무렵에는 그늘 아래에서 차를 마시며 손의 피로를 푼다.
그들에게 하루의 끝은 작품 한 조각을 완성했을 때다.
그 순간, 장인은 자신이 시간을 색과 무늬로 바꿔 놓았음을 실감한다.


💡 젤리주 장인의 직업적 가치

  • 예술성과 수학적 사고가 결합된 직업
  • 손끝의 감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기술직
  • 전통 문화와 현대 디자인을 잇는 다리 역할

이 직업은 단순한 수공예가 아니라,
인류의 시각적 역사와 종교 철학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문화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