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기한 해외직업

흙으로 와인을 빚는 사람들 – 조지아의 크베브리 장인 이야기

조지아는 단순히 와인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다.
그곳은 ‘와인을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 부르며,
포도나무를 신성하게 여기는 문화를 지금까지도 지켜오고 있다.
조지아 사람들이 와인을 빚는 방식은 세상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데,
그 중심에는 바로 ‘크베브리(Qvevri)’라는 흙 항아리가 있다.

이 항아리를 손으로 빚는 크베브리 장인(Qvevri Maker)
조지아 와인 산업의 숨은 주역이다.
그들의 손끝은 단순히 흙을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수천 년 전부터 이어온 전통을 현재로 잇는 문화의 유산이기도 하다.


🏺 크베브리란 무엇인가?

‘크베브리(Qvevri)’는 조지아 전통 와인 제조에 사용되는 커다란 점토 항아리다.
크베브리는 지하에 묻어 와인을 발효하고 숙성시키는데,
이 독특한 방식은 8,000년 전부터 전해져 온 세계 최古(최고)의 와인 양조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는 2013년,
조지아 크베브리 와인 제조 전통”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이는 단순한 주류 산업의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흙, 시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흙으로 와인을 빚는 사람들 – 조지아의 크베브리 장인 이야기


👨‍🏭 크베브리 장인의 하루

크베브리 제작은 공장 생산이 불가능한 전통 수작업이다.
하나의 항아리를 완성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리며,
모든 과정은 장인의 손과 경험에 의존한다.

주요 과정

1️⃣ 점토 채취 – 조지아 동부 지역의 붉은 점토를 직접 채굴
2️⃣ 점토 정제 및 반죽 – 이물질 제거 후 손으로 반죽
3️⃣ 형태 만들기 – 하루에 5cm씩 겹겹이 쌓아올리며 둥근 항아리 형성
4️⃣ 건조 & 가마 굽기 – 자연 건조 후 1,000도 이상의 열로 굽기
5️⃣ 내부 밀봉 – 송진(Resin)으로 항아리 내부를 코팅하여 누수 방지

크베브리 한 개의 무게는 약 800kg에 달한다.
한 번 잘못 굽히면 수개월의 노력이 무너진다.
그래서 장인들은 굽는 온도와 습도를 직감적으로 느끼는 감각을 갖고 있다.


🍇 크베브리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와인

크베브리에서 숙성된 와인은 금빛이 돌고,
자연 효모가 살아 있어 복합적인 향을 낸다.
스테인리스 통에서 만든 와인보다 향이 깊고 질감이 부드럽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을
조지아에서는 ‘암버 와인(Amber Wine)’ 이라 부른다.
이 와인은 최근 유럽 미식가들 사이에서 ‘자연주의 와인의 정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즉, 크베브리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항아리 하나가
조지아 와인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셈이다.


🌍 왜 조지아에서만 가능한 직업일까?

조지아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 코카서스 산맥 아래 위치한 나라다.
이 지역의 토양이 점토질로 풍부하고, 기후가 온화하며 포도 재배에 적합하다.
또한 사람들은 세대를 거쳐 와인 제조법을 가족 단위로 전승했다.

그 결과,
와인을 빚는 사람은 흙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철학이 생겨났다.
바로 그 철학이 크베브리 장인이라는 직업을 탄생시켰고,
지금도 조지아의 시골 마을에서는 이 일을 가업으로 잇는 집안이 존재한다.


💰 크베브리 장인의 경제적 가치

최근 유럽 와인 시장에서는 ‘핸드메이드 크베브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조지아 현지 장인은 한 개당 약 2,000~5,000달러(한화 300~700만 원) 에 판매할 수 있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와이너리들이 조지아산 크베브리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도예가 아니라,
문화와 전통을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  흙과 시간으로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

조지아의 크베브리 장인은 ‘와인의 근원을 지키는 사람’이다.
그들은 흙을 만지고 불을 다루며, 시간을 저장한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손끝의 감각과 세대의 기억이
오늘날 조지아 와인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한 병의 와인에는 수많은 이야기와 손의 흔적이 담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조용히 흙을 빚는 크베브리 장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