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4. 17:51ㆍ신기한 해외직업
아일랜드의 서쪽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짙은 바다 향기와 함께 해류에 흔들리는 해초들이 발밑을 스친다.
그 바다 위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기계가 아닌 손으로 바다의 선물을 수확하는 해초 채취자(Seaweed Harvester) 다.
이 직업은 단순한 어업이 아니라,
아일랜드 고유의 생태 환경과 전통 생활 방식이 이어져 온 결과물이다.
오늘날 해초 산업은 식품, 화장품, 의약품까지 확대되며
‘자연 친화적 직업의 상징’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 1️⃣ 아일랜드 해초 산업의 뿌리
아일랜드 사람들은 수세기 전부터 해초를 음식, 비료, 의약용으로 사용해왔다.
특히 ‘Carrageen Moss(카라기난 이끼)’ 라 불리는 해조류는
감기나 소화 불량 치료에 쓰이는 천연 성분으로 유명했다.
19세기에는 해초가 감자 기근 시기에 귀중한 생존 자원이 되었고,
20세기 이후에는 화장품·식품 첨가물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이렇게 해초는 단순한 해산물이 아니라,
아일랜드 사람들의 생활과 생존을 지탱한 상징적인 자원이었다.
🌊 2️⃣ 해초 채취자의 하루는 바다의 리듬으로 움직인다
해초 채취자들은 주로 대서양 해안의 돌밭 해변에서 일한다.
작업은 만조와 간조 시간을 정확히 계산해야 가능하다.
바닷물이 빠지는 짧은 시간 동안
갈색 해조류(케일프), 붉은 해조류, 녹색 해조류를 손낫으로 잘라 수확한다.
🔹 그들의 일상은 다음과 같다
- 새벽: 조수표를 확인하고 장비를 준비한다.
- 아침: 밀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해초 수확 시작.
- 정오: 수확한 해초를 세척 후 건조장으로 옮긴다.
- 오후: 햇볕에 자연 건조시키거나 해풍으로 수분을 날린다.
- 저녁: 가공 공장이나 수출 업체로 납품한다.
단 하루의 작업이라도 바람의 세기, 조류의 방향, 햇빛의 강도에 따라
수확량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 직업은 ‘자연의 흐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직업’으로 불린다.
🍀 3️⃣ 왜 아일랜드에서 이런 직업이 발달했을까?
아일랜드는 대서양의 차갑고 깨끗한 바닷물,
강한 조류, 높은 염도, 그리고 해안 절벽이 많은 지형 덕분에
다양한 해조류가 자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특히 서부 지역인 County Clare, Galway, Mayo 일대는
바다 생태계가 풍부해 해초 채취자들의 주요 근거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일랜드 정부는
“지속 가능한 해양 자원 산업” 정책의 일환으로
해초 채취를 전통 생계 산업 + 친환경 직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 4️⃣ 해초가 만드는 새로운 산업
오늘날 아일랜드 해초는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 식품 산업: 천연 젤리, 수프, 비건 제품 첨가물
- 화장품 산업: 보습·항산화 성분으로 고급 브랜드에 납품
- 의약 산업: 해조 추출 성분을 이용한 항염·피부 재생 연구
해초 채취자들은 단순히 바다에서 해초를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의 수호자이자,
현대 산업의 원료 공급자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바다의 리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해초 채취자는 바다와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다.
그들의 손끝에서 수확된 해초 한 줄기에는
자연의 흐름, 아일랜드의 전통, 그리고 현대 산업의 조화가 담겨 있다.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자동화되어도
이 직업은 여전히 사람의 감각과 자연의 호흡에 의존한다.
바다의 물결이 주는 리듬 속에서 일하는 그들의 하루는,
아일랜드가 지닌 **‘자연과 공존하는 노동의 미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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