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커피 큐그레이더 — 향과 미각으로 커피의 품격을 판별하는 직업

2025. 11. 3. 05:43신기한 해외직업

아르헨티나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탱고, 축구, 그리고 스테이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거리에는
고급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 향이 가득 퍼지고 있다.

커피는 더 이상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그 한 잔 안에는 농부의 정성, 로스터의 기술, 그리고 큐그레이더(Q-Grader) 의 미각이 담겨 있다.
큐그레이더는 커피의 향, 맛, 산미, 밸런스를 과학적으로 감별해
그 품질을 결정짓는 전문가다.

오늘은 남미의 감성과 과학이 공존하는 직업,
아르헨티나 커피 큐그레이더의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아르헨티나 커피 큐그레이더 — 향과 미각으로 커피의 품격을 판별하는 직업


1️⃣ 커피 큐그레이더란 누구인가?

커피 큐그레이더(Specialty Coffee Grader)는
국제 커피 품질 평가기관인 CQI(Coffee Quality Institute) 의 인증을 받은 전문가다.

이들의 역할은 생두부터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되기까지 전 과정을 평가하는 것이다.
테이스팅 기준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향(Fragrance), 맛(Flavor), 산미(Acidity), 단맛(Sweetness), 질감(Body), 밸런스(Balance) 등을
100점 만점으로 정밀하게 채점한다.

아르헨티나의 큐그레이더들은 특히
남미 안데스산맥 일대에서 재배된 고산지 원두와
브라질·콜롬비아에서 수입된 생두를 감별하며,
‘남미 특유의 진한 향미와 묵직한 바디감’을 강조한다.


2️⃣ 아르헨티나 커피 산업이 성장한 배경

아르헨티나는 전통적으로 차(茶) 문화가 강했다.
대표적인 것이 마테차(Mate Tea)였다.
하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감각적인 취향 소비’와 ‘느린 커피 문화’**가 확산되면서
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레르모(Palermo) 지역에는
스페셜티 카페들이 밀집해 있으며,
그 중심에 바로 큐그레이더 출신의 바리스타나 로스터들이 있다.

그들은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사람이 아니라,
커피의 향을 해석하고 언어로 설명하는 미각의 번역가다.


3️⃣ 커피 큐그레이더의 하루

커피 큐그레이더의 하루는 **‘커핑(Cupping)’**으로 시작한다.
이 과정은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1. 샘플 준비
    • 각 원두를 동일한 분쇄도와 온도로 세팅
  2. 향 평가 (Dry Aroma)
    • 뜨거운 물을 붓기 전, 마른 원두 향을 먼저 맡는다.
  3. 커핑 시작
    • 일정 시간이 지나면 커피 표면의 크러스트를 깨며 향을 흡입한다.
  4. 테이스팅 (Slurp)
    • 커피를 공기와 함께 흡입해 혀 전체로 맛을 느낀다.
  5. 평가 기록
    • 향, 산미, 밸런스, 애프터테이스트 등을 점수로 기록한다.

큐그레이더들은 감각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 8~10개의 샘플만 시음하고,
맛이 섞이지 않도록 물과 크래커로 입을 정화한다.


4️⃣ 필요한 능력과 자격

커피 큐그레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커피 애호가 수준을 넘어, 감각적 정확성과 언어적 표현력이 필요하다.

  • CQI 공인 Q-Grader 자격증 취득
    (감각 평가, 향 분석, 커핑 시험 등 19개 항목 평가)
  • 향미 구분 능력 : 36가지 기본 향(로즈, 허니, 초콜릿, 너트 등)을 정확히 구분해야 함
  • 기록 능력 : 감각을 수치화하고 문장으로 기술하는 능력

또한, 커피의 과학적 배경(생두 품질, 수분 함량, 로스팅 온도 등)을 이해해야 하므로
식품과학 지식이 큰 도움이 된다.


5️⃣ 연봉과 일의 만족도

커피 큐그레이더는 고급 직군에 속하며,
경험과 자격에 따라 연봉이 크게 달라진다.

지역평균 연봉 (USD 기준)주요 근무처
🇦🇷 아르헨티나 약 30,000~50,000달러 커피 수입업체, 스페셜티 브랜드
🇧🇷 브라질 약 45,000달러 대형 농장, 무역회사
🇺🇸 미국 약 60,000~90,000달러 글로벌 커피 체인, 교육기관

급여는 상대적으로 높지 않지만,
일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대부분의 큐그레이더는 “커피 향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세상의 풍미를 기록하는 일”이라 표현한다.


6️⃣ 향으로 문화를 잇는 사람들

아르헨티나 커피 큐그레이더들은
단순히 품질을 평가하는 전문가가 아니다.

그들은 남미 커피의 정체성을 지키는 문화 해설자다.
커피의 향과 맛을 통해
그 지역의 기후, 토양, 사람들의 삶을 전달한다.

커피 한 잔 속에 ‘안데스의 바람과 태양’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큐그레이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