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코르크 채취자, 나무를 베지 않고 숲을 살리는 사람들

2025. 10. 27. 22:22신기한 해외직업

포르투갈 남부의 한적한 숲 속을 걷다 보면,
껍질이 벗겨진 채 붉은 속살을 드러낸 나무들이 눈에 띈다.
이 나무들은 상처가 난 것이 아니라,
‘다시 숨 쉬고 있는 중’이다.
그 이유는 바로 코르크 채취자(Cork Harvester) 들의 손길 때문이다.
그들은 도끼로 코르크나무의 껍질을 벗겨내지만,
나무를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나무가 더 건강하게 자라도록 돕는다.
이 특별한 직업은 세대를 거쳐 내려오며,
지금도 유럽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통 직업으로 손꼽힌다.

포르투갈 코르크 채취자, 나무를 베지 않고 숲을 살리는 사람들


1. 코르크, 단순한 병마개가 아니다

코르크는 와인 병마개로만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는 자연이 만든 가장 놀라운 재료 중 하나다.
가볍고, 불에 잘 타지 않으며, 완전히 재생 가능하다.
포르투갈은 전 세계 코르크 생산량의 약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곳의 코르크나무 숲은 단순한 자원창고가 아니라,
수천 종의 동식물이 함께 사는 유럽의 생태 보고로 불린다.


2. 코르크 채취자의 하루

코르크 채취는 여름이 시작될 무렵,
나무의 껍질이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를 때 이루어진다.
채취자들은 새벽에 숲으로 들어가,
도끼 하나로 껍질을 조심스럽게 벗긴다.
이 과정은 고도의 기술과 감각이 필요하다.
너무 깊게 벗기면 나무가 죽고,
너무 얕게 하면 코르크의 품질이 떨어진다.
하루 종일 땀을 흘리며 수십 그루의 나무를 다루지만,
그들은 결코 ‘나무를 베지 않는다’.
이게 바로 코르크 채취자의 철칙이다.


3. 9년의 기다림, 자연의 속도에 맞춘 직업

한 번 껍질을 벗긴 나무는 다시 코르크를 만들기까지 약 9년을 기다려야 한다.
그 기간 동안 나무는 스스로 치유하고,
더 단단한 껍질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코르크 채취자들은
‘숲과 함께 사는 사람들’이라 불린다.
그들에게 시간은 돈이 아니라,
자연의 리듬을 존중하는 과정이다.


4. 사라질 뻔한 직업의 부활

산업화 이후, 인공 코르크가 등장하면서
전통 채취 기술은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다시 포르투갈 코르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코르크는 와인 마개뿐 아니라
벽면 단열재, 가구, 패션 소품 등으로 활용되며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5. 나무를 살리는 직업, 인간이 숲을 지키는 방법

포르투갈의 코르크 채취자들은
도끼를 들고 숲으로 나서지만, 그들의 진짜 목적은 ‘수확’이 아니다.
그들은 나무를 지키고, 숲을 관리하며,
다음 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직업은 노동을 넘어선 철학이자,
지속 가능한 삶의 모델로 전 세계 환경단체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