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9. 01:03ㆍ신기한 해외직업
노르웨이의 숲 속을 걷다 보면,
어딘가에서 묘한 눈빛이 느껴진다.
가까이 다가가면 이끼 낀 나무 사이로
코가 크고, 표정이 익살스러운 ‘트롤(Troll)’ 조각이 서 있다.
이 작품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트롤 조각가(Troll Wood Sculptor) 들의 손끝에서 태어난다.
그들은 신화와 현실의 경계에서 살아가며,
나무를 통해 인간의 두려움과 상상력을 조형한다.
이 직업은 단순히 예술이 아니라,
노르웨이 사람들이 숲과 신화를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문화의 일부다.

1. 트롤, 노르웨이 숲의 신화적 존재
트롤은 노르웨이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대표적인 전설 속 생명체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숲과 산 속에 거대한 괴물이 산다고 믿었다.
트롤은 무섭지만, 어딘가 인간적인 존재로 그려지며
“자연의 분노이자 보호자”로 여겨졌다.
그래서 트롤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라
자연을 상징하는 영혼 같은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트롤 조각가들은 이런 신화 속 이미지를
나무를 통해 구체적인 형태로 되살린다.
2. 트롤 조각가의 작업 과정
트롤 조각은 대부분 전나무나 자작나무로 만든다.
조각가는 먼저 원목을 고르고,
그 속에서 ‘트롤의 얼굴’을 상상하며 대패와 끌로 윤곽을 잡는다.
눈, 코, 입의 위치를 정하고
나무결을 따라 표정을 조심스럽게 새긴다.
때로는 손으로 이끼를 붙이거나
천연 물감으로 색을 입히기도 한다.
완성된 트롤은 하나같이 다르고,
장인들은 “나무마다 다른 영혼이 깃든다”고 말한다.
3. 세대를 잇는 전통과 자부심
트롤 조각은 단순한 관광상품이 아니다.
노르웨이 일부 지역에서는
조각 기술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진다.
작은 산간 마을의 장인들은
자신의 조각에 가문 문양이나 이름을 새겨 넣으며
‘트롤을 만든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지닌다.
그들에게 트롤은 단지 나무 속 괴물이 아니라,
가문의 전통을 상징하는 존재다.
4. 관광과 예술의 경계에서
오늘날 트롤 조각은 노르웨이 관광 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관광객들은 트롤을 기념품으로 사가며,
그 안에 ‘북유럽 신화의 조각’을 함께 가져간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장인들은
“트롤 조각은 팔기 위한 물건이 아니라, 숲의 영혼을 표현하는 예술”이라 말한다.
그들의 철학은 산업화된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다.
5. 나무 속에 남은 신화의 숨결
트롤 조각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를 만들어내지만,
그들의 작품은 오히려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두려움, 호기심,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
그 모든 감정이 나무 속에 새겨진다.
그래서 트롤 조각은 단순한 예술품이 아니라
노르웨이의 정신과 숲의 정체성을 담은 살아 있는 신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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